방 앗 간

 

슬레이트가 젤루 멋진 곳이 어딜까요. 그건 오래된 방앗간입니다.  

녹슨 양철슬레이트는 참으로 자연스러운 색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십여년 전에 방앗간을 찾느라 남원쪽을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어느 방앗간 하나가 그렇게 멋지더니 

이번에도 이렇게 멋진 그림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왕래가 있는 거리에 시간이 멈춘 방앗간은 너무도 오랜만에 보는지라 반갑더군요. 

같이 간 일행은 제 행동에 전혀 동참하지 않더군요. 저게 뭐가 멋지냐고 시큰둥합니다. 

일행이 아니었으면 좀 더 보고 왔을것을.. 아니 어쩜 다행이었는지 모르죠
혼자였다면 이 마을에서 하룻밤 묵었을지도 모르는데..

먹으로 그린 그림 같은..

삼거리 기름 떡 방앗간앞을 지나가는 오토바이

고추방아, 바람떡, 송편, 찹쌀모찌..낮은 지붕에 걸려 있는 간판

이끼색-동양화에서 사용하는 색중에 이끼색이란게 있는데 이건 거의 필수처럼 사용하죠.
오래된 건물이나 슬레이트를 그리는 데는 필수죠. 우리는 이걸 이끼색이라 불렀습니다. 

오래 방치된 건물이다 보니 주차된 차가 떠날 생각도 없고 꼼짝 않네요.
차가 떠나길 은근히 기다렸지만 아쉽게도 꼼짝을 않으니..

 

지붕엔 축축한 이끼와 쇠비름이 무성합니다.

 

이 집이 매력적인 것은 아기자기하고 곳곳에 보이는 누덕누덕한 흔적들입니다.
건물 사이사이 곳곳엔 작은 조각의 나무나 스레트가 어김없이 누더기처럼 얹어졌더군요.

 

  

 

이곳엔 있을 것들이 완벽하게 다 갖춰져 있습니다.
기름 떡 방앗간에 담배가게, 그리고 두리 만화방, 교습소까지.. 

옛날 거리를 고스란히 갖추고 있는 건물이 언젠가 사라지겠지요.
금산을 지나치는데 옛스러운집을 발견하고 친구에게 부탁을 해서 차를 돌려 다시 찾아 간 곳입니다. 

있을 건 다 있는 고즈녁하고 멋진 거리 풍경입니다.
한때는 저런 풍경을 수묵담채로 많이 그렸었는데..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사라져가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egrim

Posted by 이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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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bada92.tistory.com BlogIcon 무릉도원 2010.10.05 1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갑자기 추억에 잠기게 하는 사진과 글들이로군요...
    어릴 적 방앗간 모습이 저랬죠...잔뜩 녹슨 양철판이 추억에 젖게 합니다...
    추억의 만화방도 그렇고요...20원을 내면 하루 종일 만화를 볼 수 있었는데..ㅎㅎ...
    잘 보고 갑니다..오늘도 행복하세요 이그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