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녹의 수양버들

 

 

 

조팝나무

 

  

오늘 아침에 산책을 했습니다.
우리집 초코방 창문에서 내려다 보면 직선거리로 100m 정도 될까요..
거기에 연푸른 녹색의 수양버들이 하늘거리며 서 있는 모습이 하도 상큼하고 이뻐서
이번에 그림 소재로 안성맞춤이다며 내심 쾌재를 부르짖고 있었지요. 

어린시절 숱하게 봤던 수양버들은 오빠들과 뛰어놀던 우리동네에도 있었고
봄의 싱그런 녹색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전 잠시 아련함에 빠져있었지요.
서두를 것도 없고해서 며칠을 미루다 오늘 드디어 집을 나가서 그 장소엘 가봤습니다. 

 

경사진 곳에 우뚝 서 있는 녹색나무

이게 어찌 수양버들이 아닌가요..

   

가까이 가서 나무를 보는 순간 전 너무 황당해서 말이 나오질 않더군요.
수양버들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나무는 연녹색잎이 무성한 나무였습니다.
한동안 나무만 바라보다 왔습니다. 

바람에 휘어지는 가지들이 잠시 수양버들처럼 보였을 뿐
언덕에 자라는 조건상 햇빛을 따라 오른쪽으로 나뭇가지가 뻗어있었던 것이고
이것을 멀리서 보면 수양버들처럼 보였을 뿐..

  

   

집 주변엔 사과나무와 배꽃도 활짝 폈고
큰 매화나무 가지에 앉은 직바구리는 꿀을 먹고 그야말로 꽃속을 누비고 다니더군요. 

캔버스를 앞에 놓고는 별별 구상을 다합니다.
이쪽은 이렇게 하고 여기는 좀 눌러주고.. 여기에선 사실 묘사를 해야지 등등..
그러나 이런건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하다보면 내 의도대로 되는 그림이 그리 흔치않아요.
그림도 어찌보면 수학이고 철저히 계산된 상황아래 그려지는 겁니다.
우연을 가장한 번짐을 주기고 하면서 접근을 하는 것이지요.
 코끼리가 그린 그림이 아니라면 말이죠.  

무슨 일이든 닥쳐봐야 알고
상황이 반전되는 경우는 거의 다반사지요.
제아무리 백날 앉아서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 것은 금물이란걸 진작 알았었지만..
저의 성실하지 못함을 자책하고 있습니다.

4월의 따사로운 햇빛이 녹색의 나무에 듬뿍 내려주고 여전히 봄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하도 섭섭하여 조팝나무 두개 꺾어왔습니다.
저의 project는 잠시 수정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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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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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azz0525.tistory.com BlogIcon 자 운 영 2010.04.17 13: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쁜걸 바라보는눈 그림온니가 좋아요^^
    행복한 주말 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