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춘삼월

            3월의 크리스마스 

    

 관념의 풍경과 동적인 안의 풍경

   

오후 3시쯤 눈발이 날리더니 금방 주먹만한 함박눈으로 바뀌곤 몇시간을 퍼붓던 3월의 오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걱정이지만 탐스럽게 휘날리는 눈을 보면 기분이 맑아집니다.

  

어느 숲속
높다란 전나무가 길 양쪽에 있고
난 그 숲을 걷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그저 하얀 길.. 

 

오후 3시 - 눈이오기 시작 하고 
오후 4시 - 잠시후 땅위에 나무위에 쏟아져 내리는 눈 

  

오후 5시 - 제법 눈발은 휘날리고 너무 커다란 눈송이에 탄성을 질렀습니다.  

 

세상은 금방 이렇게 새하얀 세상으로 변해버리고
흰눈이 언제 왔냐는 듯 눈에 덮인 세상은 무념하게 있습니다.

며칠전에 눈이 왔을 때 마지막 눈이라고 생각했건만
오늘 이렇게 푸짐한 눈이 내리니 마지막이란 기약은 부질없나 봅니다. 

 

해지고 눈도 서서히 그치고..

  

실내에서 바라본 풍경들
제게 보이는 건 온통 하얀 나무와 하늘 뿐입니다.
무엇이 있었던가요.. 여기에.. 

바람도 느끼지 못하고 그대의 숨결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지요.
왼딴곳에서 보는듯한 이러한 풍경이 소중하여 연신 셔터만 눌러댔습니다.

   

안과 밖

 

화폭에 그림을 그린다면..  오늘은
여기 안에서 바라본 것은 고요함과 관념적인 사고,
그 관념을 바라보는 안은 고요한 듯 하지만 분주함으로 동적입니다.
제가 오늘 그림을 그린다면 이런 그림이 될 것 같습니다.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면서 컵 하나 꺼내들었지요. 

 

블랙커피와 떡 

 

녹두 백설기를 전자렌지에 뎁혀서 하트를 만들었어요. 그냥..
네모난 백설기보다 한입에 쏘옥 들어오는 하트모양이 이쁠거 같아서..  

 

블랙커피의 뜨거운 김은 매력적입니다. 가끔은 성가신 존재이기도 하지만요.
자신의 존재를 알 수 있는 행위죠
 뜨거운 존재감,
커피향이 그윽하게 퍼지고 있다는 존재감,
그리고 중요한건 저기 밖과 소통할 수 있는 역활을 하고 있다는 거죠. 

  

이렇게 온통 새하얀 세상에서..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면서 뜨거운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건 제겐 행복입니다.

   

금방 어두워졌습니다. 8시..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하늘이 왜 보라빛으로 보일까요.
은은한 빛이 내리쬐는 듯합니다. 

눈은 그렇게 그쳤고 이쁜 승냥이 하나쯤 나와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아름다운 밤입니다.
이렇게 3월의 크리스마스밤은 지고 있군요. 
당신의 오늘은 어떠하셨는지요.  

바람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고요한 눈오는 날
보이는 건 온통 하얀 하늘..
보이는 건 하늘과 구름 뿐이라고 했던 친구는 이 밤을 느끼고 있을까요. 

오늘 전 눈만 바라보고 감상하느라 그림 한점 완성을 못하고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순전히 눈 때문입니다.
너무 소담스러운 눈 때문이었습니다.  

겨울찻집에서.. eg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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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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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leedam.tistory.com BlogIcon leedam 2010.03.22 2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메~~~~오랫만에 왔더니 포스팅이 대단해요 ^^ 잘계셨죠?

  2.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10.03.23 14: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뜻한 집안과 추운 바깥을 번갈아 가며 보여주시네요.
    집안이 더 훈훈해보입니다^^
    잘보고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3.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10.03.24 15: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번째 사진 분위기 끝내줍니다.
    맛있는 것은 다 드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