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수요일.. 낙엽지는 가을 거리를 나섰습니다

충북 옥천과 대전서 친구들이 왔습니다.. 우리는 영등포에서 만나 2호선을 타고  관악산으로 향했습니다






2호선 전철안에서  중년의 사내가 면으로된 앞치마를 단돈 1,000원에 판다며 가방에서 꺼내 보이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싼 가격이라 참 별일이다 싶더군요

친구 두명은 앞치마를 골랐지요..근데 빨간 앞치마에 녹두알만한 얼룩이 살짝 있더군요

저는  옆에서 " 그럼 바꿔~" 하고 말했지요.

그랬더니 빨강 버버리 입은 친구가 그럽니다

" 그냥 갖고  가서 입어라.. 니가 바꾸면 저 아저씨는 어떡해~ 어차피 입으면 더러워 지잖어.."


그렇지요..입으면 어차피 더러워지겠죠..

착한 나의 친구들..






간단하게 요기를 위해서 우린 허술한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비빔밥을 시킨 저는 사진을 찍고는 수저를 드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공기밥을 대접에 엎어 버리더군요  잘 비벼서 얼릉 먹으라고요..

순간 전 놀라서 이렇게 말해버렸어요

" 얘~ 넌 천박스럽게 이게 모야 "

놀란건 친구였습니다. 전 이렇게 밥을 홀라당 엎어서 비비는게 참으로 난감했어요

그 친구는 밥을 다시 공기에 덜더군요..









관악산의 가을은 따스한 바람과 수다로 잠시 소란스러웠습니다

벤취에 앉아서 우린 두어시간 밀린 애기를 했습니다. 제 허벅지에 작은 녹두알만한 벌레가 앉았습니다

친구는 작은 벌레를  집어들더니 숲으로 던지더군요.." 재들도 살라구 저러는데.." 그러면서..

전 밟아야 되나 잠시 고민했었는데 말이죠.






조용한 물과 바람과 햇살에 비춰진 나뭇잎들..

난 조용히 그 나무를 바라봤습니다 . 언제 이렇게 붉게 물들었니.. 초록의 잎을 떨구고

언제 이렇게 붉게 물들었니..







아직도 이쁜 꽃들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듯이 보였습니다

보라 풀솜꽃. 천일홍과 백일홍도 아직 이쁜 색으로 기다리고 있더군요








물과 바람과 함께 관악산은 내년엔 또 다른 여름과 가을을 만들겠지요

화려한 여름을 뒤로하고 가을은 그렇게 깊어갑니다

이젠 바스락 마른잎으로 겨울을 맞이하겠지요






우리는 2호선을 타고 신림동 순대타운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곱창과 순대를 반반 섞어서 양념한 것과 백순대를 주문했습니다.거기있는 사람들은 모두 붉은 앞치마를 둘렀습니다

전 품위가 없다는 이유로 앞치마를 하지 않았습니다. 기름방울 하나 튀기는걸 감수하겠다고  했죠..

전 노란 단무지를  입에 넣고 깨물었습니다,,오도독~







순대와 곱창 깻잎, 떡, 파와 홍고추 여기에 갈은 들깨를 듬뿍 넣고 익히면

적당히  간이 벤 순대가 됩니다. 차가 없으니 술을 마시자고 하네요

저도 조금 마셨습니다..








관악산 입구에서  조금만 가면 첫벚째 벤취가 있습니다. 우린 잠시  앉아서 우린 밀린 얘기를 했습니다

천박스럽단 말에 은근히 화가났던 친구가 제게  어떻게 그런말을 하는지에 대해 말을 하더군요

별 의미없이 했던 말이었고 저는  미안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사실 전 서울친구들과는 수시로 그말을 썼었습니다

천박스럽지 않아서 또는 천박스러워서 .. 싫다든지 괜찮다든지.. 그게 그만 버릇이 되었나 봅니다


이런말도 나왔습니다

충청도에서 <욕 봤다>란 말을 쓰면 그야말로 아주 천박스럽죠 괴장히 욕된 표현입니다.

그러나. 전라도에선 수고했다는 의미로 쓴다고 하더군요

또 <지랄한다>란 표현 역시 지방마다 그 정도가 다르죠

<지랄 염병한다>란 표현에 대한 생각도 서로 오갔습니다

지랄하는데 염병까지 하다니 이렇게 심한 욕이 어디있겠습니까만..

근데 일부 어르신들은 손자들에게 쓰기도 하지요


자기는 아무 의미 없이 했다고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지요

남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서로간에 불편한 관계까지도 갈 수 있겠지요

오늘 좋은 제 친구들은 그걸 지적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친구가 그럽니다  "넌 그렇게 말을 하는데 친구들이 있고 널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걸 보면 희한해."


배가 불러서 다 못먹은 순대는 덕구에게 준다고 검정 봉지에 싸간 친구는

지금 누렁이 덕구 밥을 주고 있을겁니다

마당엔 개 한마리.. 은행 나무.. 그 친구가 그립고 소중한 오늘입니다

잘 도착 했는지 전화 좀 해봐야겠어요..

잠시만요..

전화하고 올게요..  eg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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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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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raycat.net BlogIcon Raycat 2008.01.21 11: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고푸게 항상 음식이...ㅡ.ㅜ;;; 점심때까지 버텨야 하는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