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앉았을 때 숲을 정면으로 볼 수 있는 자리는 명당자리로 대부분 제가 앉는 자리입니다.

재갈 거리는 오월의 숲은 이제는 바스락거리며 스산합니다.

 

아카시아 잎은 바싹 말랐지만, 여전히 녹색을 간직하고 있고

드문드문 붉은빛의 나뭇잎들은 다가오는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미국자리공 붉은 줄기만 남겨 놓더니 이제는 바싹 말라있고

숲을 바라보면서 밥을 먹어도 밥알을 흘리지도 않고 잘 먹습니다.

 

숲길을 천천히 걸으면 아주 작은 꽃을 발견할 수 있듯이

천천히 숲길을 걷듯이 먹으면 숲과 밥과 반찬을 잘 구분할 수 있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갤러리가 따로 있나 싶을 정도로 숲은 사계절을 다 보여주고

봄과 여름과 가을과 이젠 눈 내리는 겨울을 보여줄 참입니다.

 

 

느긋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싶었어요.

커피잔을 들고 숲에 서 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커피한잔해

 

 

드리퍼를 준비하고 엊그제 갈아온 원두를 꺼냈어요.

평소보다 좀 더 많은 원두를 담아 물을 조금 부어 원두를 적셔 줍니다.

 

살포시 잠에서 깬 원두는 황금빛 물결을 이루며 차분하게 서버로 떨어집니다.

 

 

 

 

 

 

* 커피? 어렵지 않아요.

 

커피를 어떻게 마실 것인가.

원두만 있다면 어떤 도구없이도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드리퍼만 준비하면 매우 간단하게 즐길 수 있답니다.

전 주로 모카 포트를 이용하는데 드립식보다 진한 커피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아합니다.

 

 

 

 

* 도구 없이 원두 커피 즐기기

 

드리퍼는 3천 원 정도의 가격이면 천원숍에서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종이필터는 80매에 2천 원이니 매일 하루에 한 잔을 마신다면 2달 20일을 마실 수 있는 양입니다.

 

 드리퍼에 종이 필터를 넣고 물을 부어주면 아래에 걸쳐둔 컵으로 커피가 내려옵니다.

원두가 물을 머금고 서서히 내려오면 맛과 향을 간직한 맛 난 커피를 마실 수 있는데

커피맛도 그렇고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은 심신의 노곤함까지 잊게 하고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들게 합니다.

 

 

 

 

훅 훅~~ 스치는 국화향과 커피가 있는 공간.

 

 

 

 

 

 

식품 전시장 커피부스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해 마셨는데

깊고 풍부한 맛이 좋아서 사온 원두지만 그때처럼 맛이 안 나는군요. 당연하겠죠.

드리퍼와 에소프레소 만드는 커피 머신과는 다르니까요.

 

그러나 집에서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방법이 드리퍼와 모카 포트입니다.

이제는 도구가 없어 커피 못 마신다는 말 하지 마세요.

커피에 관한 많은 질문 중 거의 대부분이 도구가 없다는 말이었거든요.

 

 

 

 

 

 

 

가을은 깊어가고 입동도 지났네요.

더욱 센치해지고,

그립고 그리운 계절입니다.

 

 

커피가 있어 참 다행입니다.

 

 

Posted by 이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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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bkyyb.tistory.com BlogIcon 보기다 2012.11.14 16: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커피를 마시지 않아서 잘 모르는데,
    이렇게 간단하면 커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한잔씩 내려주고 싶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