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아

 

          

                    이정임

 

 

사랑하는 사람아

꽃으로 피어라

첩첩산중에 물소리 품고

보슬보슬 햇비 바라며

꽃으로 피어라

사랑하는 사람아

향기로 피어라

몸단장 없이 숲 내음 섞어

봉긋한 몸집 고르며

향기로 피어라

 

 

 

 

 

 

웃는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있었습니다.

'꽃이 활짝 피었다' 라는 글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인 '활짝'

그보다 더 아름다운 글은 '활짝 웃는다.'라는 단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웃는 모습을 보면 어쩜 저리도 활짝 해맑게 웃을까

그의 활짝 웃는 모습에 덩달아 웃고 그 웃음소리에 덩달아 또 웃어버립니다.

 

그 친구를 안 지가 15년 되는군요.

아침이면 언제나 자판기의 커피를 꺼내 주곤 했었지요.

그가 있을 때 제 손으로 커피를 뽑아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언제나 무거운 그림 도구들로 무거운 가방을 힘들어하면 그는 내 가방을 들어준다고 합니다.

그는 말라서 50kg도 안 되는 마른 몸이고 자기도 같은 무게의 가방을 들었으면서도 그는 늘 그랬어요.

저보다 열살 정도 적지만 만나면 웃고 떠드느라 몇시간이 너무 짧았습니다.

 

단 한 번도 그 친구로 서운했거나 삐치거나 그런 일이 없다는 게 놀랍지요.

물론 이러한 일들은 저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느끼고 있는 일입니다.

그의 단점이 하나 있긴 합니다.

 

얼마전 그 친구를 오해했던 걸 생각하면 몹시 가슴이 아픕니다.

작년에 겨울에 그를 위해 김치와 깍두기를 담아 전달해 주고

며칠 지나 그에게 전화를 몇 번을 해도 안 받길래 전 오해를 해버린 거지요.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그의 성격을 생각하면서 그가 내가 주는 김치가

부담스러웠나 보다 하고 잠시 전화를 안했더랬지요. 친구를 위한 김치담기 ->http://blog.daum.net/egrim/6043773

 

그때 그는 몸이 힘들어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렇게 힘들면 말을 할 것이지. 너의 나쁜 점이야 이건. 우리의 우정에서 반칙을 범했어. 너는

 

위암이란 진단, 그리고 1년 정도의 투병으로 그는 슬프도록 아픈 삶을 살다 떠났습니다.

재작년 학생들과 전시를 하는 그를 보고 놀라서 왜 이렇게 야위었는지 이유를 물어봤더니

몸이 안 좋다고 하면서 지금 병원엘 가면 이 전시를 못 할 것 같아서 이 전시 끝나고 간다는 말을 했습니다.

전시는 보통 1년 전부터 구상을 하므로 그가 쏟았을 정성을 생각하면 디스플레이 때 도움을 주지 못해 참 미안합니다.

전시 끝나고 병원엘 갔지만, 너무 안 좋은 상태였지요.

 

이 글을 쓰는 동안 내내 걱정이 앞섰습니다. 아픈 투병을 하는 분이나 가족에게 부담을 주는 건 아닌가 해서요.

그러나 초기 치료와 꾸준한 식이요법과 치료를 받으면 충분한 완치가 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마시길 당부드립니다.

실은 친구는 항암치료를 거부해서 한 번도 항암치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개나리가 노랗게 가장 아름답게 피는 4월 중순경에 우리 집에서 방송촬영이 있어 가까이 사는 올케언니가 집에 와서는

우리 집 앞에 만발한 노란 개나리꽃을 보고 이렇게 아름답고 예쁜 집에 사는 게 굉장히 부럽다고 하더군요.

집이 예쁜 게 아니라 길이 200m 정도 핀 개나리는 가장 아름다운 4월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예쁜데 친구들을 초대해서 개나리를 보라는 올케언니의 종용(?)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점심을 하기로 했지만

마침 친구와 이별하는 날이라 급히 취소하고 친구와 긴 이별을 하고 왔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그날  용인에 있을 때 집으로 전화를 걸어 동영상을 찍어달라고 작은아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부슬비가 참 곱고 이쁘게 내리던 날

이렇게 부드러운 봄비는 처음 맞아 봅니다. 참 예쁜 봄이였어요.

 

 

 

우리집 베란다에서 찍은 노랑 개나리와 하얀 목련

 

 

 

 

 

부슬부슬 곰살맞게 봄비가 내립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온 힘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에 그 길로 친정엘 가서 몸이 불편한 엄마랑 지내고 왔지요.

친정 마당의 매화꽃은 다 졌고 오래된 탱자나무랑 황매화 꽃이 만발한 즈음에 전 노랑 매화꽃을 하나씩 채취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서울로 돌아온 다음 날 아침에 개나리는 거짓말처럼 하나도 남아 있지 않더군요. 온통 푸른 잎들만 무성합니다.
별처럼 예쁜 개나리꽃은 친구와 함께 떠났나 봅니다.

 

 

사랑과 우정은 의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를 보면 사랑은 희생이란 생각이 더 정확한 거 같습니다. 그의 삶은 온통 희생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 며칠 동안 휘청이는 마음을 다잡기 위한 글이라 생각해 주십시오.

영림이를 생각하면서 활짝 웃는 그의 뒷모습을 올리면서 글을 마칩니다.

 

 

 

 

손톱 끝에 봉숭아 물

 

                      김소운

 

손톱에 뜬 그믐달에

그리움이 세들자

소한 날 내린 첫눈이 골똘하다.

그대에게 가는길 너무 멀어

하중 깊은 그리움,

내 몸이 젖네. 젖어서 더 무거운

 

 

 

 

 

     몇년전 홍대에서->http://blog.daum.net/egrim/5577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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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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